1969년 초, 비틀즈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음악을 만들고자 했습니다. 폴 매카트니의 주도 아래, 멤버들은 새로운 앨범을 라이브 세션으로 녹음하고, 그 과정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기록하기로 결정합니다. '겟 백(Get Back)' 프로젝트로 알려진 이 시도는, 밴드의 내적인 갈등과 창작 과정의 어려움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. 트위크넘 스튜디오에서의 초기 세션은 좁고 추운 환경 속에서 진행되었으며, 멤버들은 끊임없이 의견 충돌을 겪었습니다. 조지 해리슨은 폴 매카트니의 지배적인 창작 스타일에 불만을 표출했고, 존 레논은 요코 오노와의 관계에 몰두하며 밴드에 대한 집중력을 잃어갔습니다. 이러한 긴장감은 음악에 고스란히 반영되었고, '렛 잇 비(Let It Be)' 앨범은 비틀즈 해체의 전조를 알리는 듯했습니다.

하지만 이 혼란스러운 시기에도 빛나는 순간들은 존재했습니다. 빌리 프레스턴은 '겟 백' 세션에 참여하여 밴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. 그의 뛰어난 키보드 연주는 '겟 백', '돈 렛 미 다운(Don't Let Me Down)'과 같은 곡들에 깊이를 더했고, 멤버들 간의 음악적인 소통을 촉진하는 역할을 했습니다. 특히 '겟 백' 세션의 후반부, 애플 스튜디오로 장소를 옮긴 후 밴드는 더욱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작업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. 루프탑 콘서트는 이 시기의 정점을 보여주는 장면으로, 비틀즈는 런던 Savile Row의 애플 사옥 옥상에서 즉흥적인 라이브 공연을 펼쳤습니다. 이 콘서트는 밴드의 마지막 공식 공연이 되었으며, '렛 잇 비' 프로젝트에 극적인 마침표를 찍었습니다.


'렛 잇 비' 앨범은 발매 후에도 논란의 중심에 있었습니다. 앨범의 프로듀싱을 맡은 필 스펙터는 원곡의 분위기를 크게 바꾸는 과도한 오케스트라 편곡을 추가하여 폴 매카트니의 반발을 샀습니다. 특히 '더 롱 앤 와인딩 로드(The Long and Winding Road)'는 스펙터의 손길을 거쳐 완전히 다른 곡으로 재탄생했고, 매카트니는 앨범 발매 후 스펙터의 편곡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했습니다. 이러한 갈등은 결국 2003년 '렛 잇 비... 네이키드(Let It Be... Naked)' 앨범 발매로 이어졌습니다. 이 앨범은 스펙터의 편곡을 제거하고, 원곡에 더욱 가까운 사운드를 담아내어 매카트니의 의도를 반영했습니다.
'렛 잇 비'는 단순한 앨범을 넘어, 비틀즈라는 전설적인 밴드의 마지막 순간들을 담은 기록입니다. 멤버들 간의 갈등, 창작 과정의 어려움, 그리고 음악에 대한 열정이 뒤섞인 이 앨범은, 비틀즈의 복잡하고 다층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동시에, 그들의 음악이 왜 그토록 오랫동안 사랑받는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해줍니다. '렛 잇 비'의 깊이는 단순히 듣는 것을 넘어, 그 시대의 문화적 맥락과 밴드 내부의 역학 관계를 이해하는 데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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